약간 쌀쌀한 기운이 있는 아침!
하지만 기분은 상쾌했다.. 편하게 잠을 자서 그런가? ^^
하지만 후배 성우의 잠꼬대는 계속 되어서.. 오늘도 새벽 3시에 일어나서 다 깨웠다.. -_-;
오늘은 수면제를 사야겠다는 다짐을 하며.. =.=
오늘은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과 쌍벽을 이룬다는 쉔브룬 궁전을 가기로 했다. 합스부르크 왕가의 궁전으로서 바로크
양식의 절정을 보여준다는 그 곳… 아~ 기대된다.. @.@
숙소가 중앙역 근처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빈 시내 어딜 가든 편하게 갈 수 있다..
4호선을 타고 쉔브룬이라는 역에서 내린 후 10분 정도 걸으면 쉔브룬 궁전에 도착.. 아주 쉽다! ㅋ
처음 쉔브룬 궁전 입구에 도착 했을 때 여기가 정말 그 유명한, 그리고 베르사유 궁전과 경쟁했다는 그 궁전이 맞나
싶었다.. 우리 학교 후문 만한 아담한 문에 아침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개미 한마리 안 보일 정도로 썰렁하다..
뭐야.. 이거 제대로 오긴 온거야? -_-;;;;
입구에서부터 입장료를 받으리란 예상을 깨고.. 관리인 조차 찾을 수 없어서 조심스럽게 철문으로 들어갔다.
역시 쌀쌀한 날씨 탓인지 궁전까지 들어가는 길에는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다.
정말 잘못 온 거 아냐? -_-;;;;;;;
그렇게 불안해 하며 걷고 있는데.. 멀리서 아른 아른 아이보리색 건물이 보인다..
작다.. -_-;;;;
저게 정말 그 판타스틱하고 엘레강스하고 바로크 양식의 절정을 이룬다는 쉔브룬 궁전이란 말인가~~~~ ㅠ0ㅠ
4층 높이의 밋밋하게 생긴 건물로서 겉모습만 봤을 땐.. 영 아니다 싶다..
과연 이 건물 하나가 그렇게 유명하단 말인가.. -_-
입구에서 관광객들이 나오기 시작한다.. 관광을 마치고 나오는 일본 관광객이다..
이제서야 쉔브룬 궁전이라는 게 실감은 나나.. -..- 좀 미심쩍긴 했다.
한번 들어가 보자!!
우리는 기본 관람 외에 추가 코스까지 40개의 방을 볼 수 있는 그랜드 투어(약10유로, 학생할인 가능)를 선택했다.
우리의 선택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.. 예술을 사랑한다면 이정도야~ -_-v
만약 비용을 절약하고 싶다면 22개의 방을 관람하는 임페리얼 투어(8유로)도 있다..^^
방 내부를 둘러보면서부터 비로소 쉔브룬 궁전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..
온갖 종류의 화려한 장식들과 보석들.. 화려한 궁중생활의 극치를 보여주는 듯 싶다..
사진촬영이 금지니.. 찍어올 수도 없고.. 그 화려함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!!
옆에서 단체관광 중인 가이드의 말을 들어보니(외국인..) 아무튼 모든 방에는 각자의 사연이 스며들어 있는 것
같다..
화려하고.. 아름다운 건 좋았으나 그렇게 수십 개의 방을 보니 점점 질린다는 것이다..
계속 똑 같은 장식에 비슷 비슷한 가구들.. 대략 10개 정도 방을 둘러보면 다른 방들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..
그*러*나~
우리에겐 그랜드 투어 티켓이 있지 않은가~~
이 티켓이 있다면 추가 관람코스를 가볼 수 있다..
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비슷한 기본 코스를 보고 실망해서 추가 코스를 안가보곤 하는데..
돈을 더 내고 가는 추가코스 인만큼.. 볼거리도 다양하다..
그랜드 투어는 22개의 방을 관람하는 임페리얼 투어에 추가로 18개의 방을 더 볼 수 있는데..
22개의 방과는 달리 모든 방 하나 하나가 특징을 가지고 있다.
돈이 좋다는 말이 이래서 나온다.. -_-
만약 임페리얼 투어로 22개 방만 보고 나온다면 나라도 쉔브룬에 대한 혹평을 했을 것이다..
하지만 나머지 18개 방의 화려함과 다양함이란..
완전 소중(♡.♡)
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감동 받지 않을 까 싶다..
특히 중국에서 가져온 도자기로 장식됐다는 방은 동양의 신비함과 서양의 화려함이 어우러져 표현할 수 없는 매력을
뿜어내고 있었다..
아무튼 예술을 사랑한다면 강추요, 공대생이라면 비추다.. -_-;;;;;;
그리고 사실 쉔브룬과 베르사유 궁전을 아름답게 만든 것은 정원이라고들 하던데...
겨울이라 그런지 정원은 정말 볼품없었다..
분수대는 물이 얼어버려 썰렁했고 여름에 화사하게 꽃피는 정원들도.. 정말 초라하다..
몇 걸음 걷다가 실망해서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.. -_-;;
오늘의 교훈 : 유럽은 역시 여름에 가야 제 맛..? -.-;;
점심은 숙소 근처에 있는 터키식 레스토랑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..
윈도우에 붙은 메뉴가 저렴해 보여서 들어간건데.. 정작 들어가니 그 메뉴는 눈 씻고 봐도 찾을 수 가 없었다..
-_-;;
아… 속은 기분..
또 돈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.. ㅠ_ㅠ 지갑은 가벼워져 가는데..
오늘의 두번째 코스는 벨베데레 상궁, 클림트의 '키스'라는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..
사람들이 다른 건 몰라도 클림트는 다 알더만.. ^^
역시 썰렁하다… -_-;;;
간간히 관광객 한 두명 다니고..
까마귀들이 정원을 점령해 버렸다…
그 유명한 클림트의 작품을 전시하는 곳도 겨울이라 문을 닫아 버렸다…
오늘의 교훈 : 유럽은 역시 여름에 가야 제 맛..? -.-;;
정원에는 TV CF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미로 정원이 있으나.. 겨울이라 나뭇가지만 앙상히 남아서 길이 다
보인다..
-.- 대략 좋지 않다…
마치 폐허가 되어버린 듯한 벨베데레 상궁을 벗어나.. 어디로든 가보기로 했다..
날씨는 점점 추워지고.. 배는 고프고.. 암울하다..
게르만 사람들이 왜 그렇게 표정이 항상 어두운지.. 알만도 하다.. ㅠ_ㅠ
방황이 시작되었다..
숙소는 들어가기 싫고.. 어디론가 가긴 가야겠고.. 아는 곳도 없고…
정처 없이 떠돌았다..
그래! 어제 갔던 다운타운에 다시 가보자!!
뭐.. 다운타운이라고 별 다른 수가 있는가..
역시 저녁이 되면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 거리.. 춥기만 한 날씨..
목적지도 모른 채.. 어디론가 정처없이 걸어다녔다.
어딜 가든 골목길만의 느낌이 있지만 이곳의 골목길은 참 아늑하다. 으슥한 곳인지라 약간 불안하기도 했지만,
뭐 어떠랴.. 여긴 오스트리아잖아..
붉은색 등이 곳곳에 켜진 빈의 골목길은 참 아늑했다..
마치 우리네 그것처럼...
